탑건 : 매버릭 - Sat, Jun 25, 2022
감상평
탑건 매버릭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개발자가 나오는 이야기를 지어내본다면?
코딩이 좋아서 진급도 마다하고 개발자로 일하는 김부장이 주인공이어야겠다. 김부장은 대형 커머스 서비스의 할인 대규모 이벤트 받아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이벤트 당일날 시스템이 죽어가는걸 Tomcat 4.0과 JSP로 된 옛날 프로젝트의 코드를 수정해서 배포하고 일부 기능을 그쪽으로 우회시켜서 해결한다는 결말은 어떠할까 싶다.
탑건 매버릭을 내가 본 ‘추억팔이’ 영화/드라마 중에 최고로 꼽고 싶다. 과거를 떠올릴 때, 좋았던 추억을 생생하게 꺼내고 싶은 바램과 함께 후회되는 일을 바로잡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탑건과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스물다섯 스물하나, 20세기 소년은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잘 불러왔다. 직접 보진 않았지만,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 매트릭스의 요즘 후속편들은 양 쪽을 다 만족시키진 못했던듯하다.
특히 40-50대 중년 아저씨들을 위한 헌정영화라는 표현에 공감한다. 영화를 보고 옛날 잘했던 일에 다시 의욕이 생기는 아저씨들이 많을법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 아재들은 ‘메버릭'이 아니기 때문에 옛날 실무 지식으로 감떨어진 꼰대식 조언을 실무자에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탐크루즈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훨씬 젋은 내가 뭐라고 손에 흙 안 묻히는 일만 찾고 있지 않은지는 돌아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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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 관객들은 패기만만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 매버릭과 함께 공중을 자유자재로 나는 듯한 스릴에 취한다.
다소 반응에 소극적인 국내 중·노년 관객들이 이례적으로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건 이런 크루즈에 대한 찬사는 물론 청춘을 거쳐 지난 36년을 잘 버텨내온 스스로에게 보내는 찬사가 아니었을까. 크루즈는 어쩌면 그간 살아내느라 수고한 ‘탑건 세대’와 이들의 가족을 위해 속편을 헌정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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